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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워홀막차] ep4. 믿을 한인 없다

후기맨 review man 2020. 11. 2. 07:39

요즘 신조어 중에 '여적여' 라는 말이 있다.

뜻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인데

호주에서는 '한적한' 이라는 말이 있다.

한인의 적은 한인이라는 뜻인데

정말 해도해도 너무 한 경우가 많다.

호주에서 최저시급은 18불~19불 정도이다. [2019년기준]

아무리 그지같은곳에 취직을 해도 1시간에

평균적으로 18.5불은 챙겨준다.

 

그러나 한인사장은 다르다.

대부분 15불~16불정도의 최저시급을 챙겨주며,

트라이얼(인턴쉽기간)기간에는 돈을 주지도 않는다.

(일반적인 오지잡(호주사장운영)은 거의 다 트라이얼비를 준다.)

나 또한 한국에서 상담받았을때 (타일학원에서)

타일공 일급이 250불~300불이라고 들었는데

처음 내가 받았던 일급은 180불이었다.

[2019년기준 호주1불=한화800원]

그것 또 운이 좋으면 풀데이 근무고,

거의 하프데이 근무가 많았다. (반일이면 90불)

일주일에 3일정도 일하는데 거기서

하프데이가 2일이면 생활을 하라는건가?

야라강에 뛰어 죽으라는건가?

(야라강은 멜번 중간을 흐르는 큰강, 한국에 한강같은)

 

호주에 온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워라벨 (워크&라이프 벨런스를 줄여말함)

워라벨은 커녕 그냥 라이프밖에 없는

호주 생활은 조금씩 지쳐가기 시작했다.

호주막차로 왔다는 압박감과 초조함(꽉찬나이 31살)

조금씩 줄어가는 통잔잔고.

저녁에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분노게이지는

조금씩 마일리지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속 존버하다가 정확히 잔고에 1000불정도 남았을때,

난 선택을 할수 밖에 없었다. (굶어죽을수는 없기에)

처음엔 한국에 있는 타일학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난 최초 나와 상담을 했던 학원운영자에게 따져물었다.

▷ 자기혁명 : "분명, 호주에 오면 고정적인 일이 있고, 돈도 많이 벌수 있다고 하셨는데

왜 제가 통잔잔고에 1000불정도 밖에 남지 않을 정도로 힘들어 졌나요?"

▶︎ 타일 학원운영자 : "아니 그건 현장상황이 좋지 않아서 일을 못하는건데 왜 우리한테 따지는거니?"

▷ 자기혁명 : "아니 그럼 현장에서 이런상황도 있다는 것을 미리 공지를 해주셔야죠."

"전 이런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고 돈도 많이 갖고 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 나이가 32살인데

이런 모험적인 도전을 하겠어요?.. 돈도 못 벌고, 기술도 배우지 못한채 계속 시간만 허비하는 이 상황이

저에겐 참 절망적이네요. 우선 무슨 이야기인지는 알겠습니다. 수고하세요."

전화를 끊고난 뒤 난 편의점에서 제일 저렴한 와인 2팩을 사왔다.

(호주는 와인이 정말 싸다. 1팩에 1000L정도 들었는데 20~30불이면 구매가 가능하다.)

난 취하고 싶어, 와인잔이 아닌 일반 맥주잔에 와인을

다 부어 목구녕에 그냥 때래박았다. 정말 죽고 싶었다.

 

지금까지 친구와 가족들에게 했던 말도 부끄럽고,

지금 이렇게 아무 조치돋 할수 없는 내자신도 창피했다.

와인 1팩을 30분만에 다 비우고, 이불을 덥어쓴채 펑펑 울었다.

30대에 그렇게 많이 울었던 적이 있었나 싶다.

20대에도 참 밝게만 살았던 난데,

배게피가 다 젖도록 울다니...

아마 그 날이 내가 호주에서 가장 서럽고,

비참하게 울었던 날이 아닌가 싶다.